
대한민국은 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을 정도로 노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노인성
질환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이것은 개인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 커다란 고통과 부담을 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울증은 노인정신 질환 중에 가장 흔하며
노인자살의 원인이 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 노년기 우울증 자살이나 치매 부를 수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슬픔, 죄책감,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집착, 허무감, 무력감 등 정서적 증상뿐
아니라 질병망상, 빈곤망상, 허무망상 등의 정신병적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식욕감퇴, 체중감소, 수면장애,
정신운동성 초조나 지연, 변비, 성욕감퇴 등의 신체적인
증상도 흔히 동반된다.
50~60대에 발병하는 갱년기 우울증은 대개 격정형
우울증으로 주요 우울장애 증상 이외에 특히 초조, 격정,
심한 건강염려증, 후회, 죄책감, 절망감, 편집성 경향,
우울 망상이 뚜렷하며 병 전 성격은 강박적,양심적이며
융통성이 적고 책임감이 강하고 급하고 예민하다.
주로 이별, 자녀의 떠남, 경제적 손실, 좌절, 만성질환으로 인한 통증, 폐경으로 대변되는 젊음의
상실 등 ‘상실(loss)’이라는 유발인자가 뚜렷한 경우가많다. 노년기 우울증도 갱년기 우울증의 연장선에
있어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지역사회 노인에게 우울증 유병률은 10~15%나 된다. 남자보다 여자들에게 훨씬 많으며, 신체질환이
있는 노인들은 특히 위험집단이다. 노년기 우울증은 유전적 요인 또는 가족력보다는 내과적 혹은
신경과적인 질병 등 생물학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노년기 우울증의 특징은 신체적 호소가
많고, 자살위험성이 높으며, 재발이 빈번하며, 인지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기능성
우울증에 인지기능 장애 등 치매증상이 동반되면 이를 우울성 가성치매라고 하는데 치매와의 감별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 노화, 직장에서의 은퇴 때문에 우울하다
노년기 우울증에 원인, 증상, 치료 및 예방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노화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정상적으로 노화가 진행된다. 신체적으로는 시각, 청각 등 각종 지각이
둔화하며 전반적인 근육위축과 골격의 퇴행성변화로 힘이 떨어지고 골다공증 등이 생긴다. 내분비계의
기능 저하로 남성은 성기능이 저하되고 여성은 폐경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나 대뇌피질의 위축과 전반적인 세포 수의 감소 및 신경전달물질과 효소의 감소 등 뇌의
생화학적인 변화로 인해 기억력, 판단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지게 되어 사회활동능력이 감소하게 된다.
정신적으로는 이러한 인지기능 저하와 더불어 이기주의, 의존성, 경직성, 조심성, 순응주의, 내향성 및
수동성의 경향이 뚜렷해지고 위험부담을 피하려고 하며 결정과정은 지연되고 성취욕, 창조성, 희망
등은 점차 감소한다.
적극적이던 자세가 소극적으로 전환되고 외부지향적인 태도에서 내부지향적으로 변한다. 또한, 제2의
유년기라고 할 정도로 자기중심적으로 변하고 남에게 의존하게 되는데 애정의 대상을 상실하거나
의존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거나 혹은 자존심이 손상 받으면 자기애적인 발달 단계로 퇴화 한다.
사회적으로는 정신능력이나 신체기능 저하 문제 외에도 직업정년이라는 사회제도 때문에 사회의
주류에서 밀려나고 대인관계도 줄어든다. 직장에서는 은퇴하고 여러 특권을 박탈당해 경제적으로도
궁핍해지며 권력 및 권위 등도 상실하게 된다.
# 미리미리 준비하는 ‘우아한 노년’ 우울증이 올 틈이 없다
이러한 노화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요인들이 노년기 우울증에 영향을 주게 되므로 예방 및
치료에서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노년기 우울증은 항우울제를 사용하고 가족과 의사의 격려 및
지지가 있으면 대부분 성공적으로 치료된다. 하지만 재발 및 예방을 위해서는 노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게 끔 도와줘야 한다.
내적 정신상태와 외부환경 간의 일치성을 위해 적극적이고 외부지향적인 활동, 취미생활 및 운동을
격려해야 한다. 정서적으로도 자녀 등 가족과 친지의 지지가 필요하며, 제도적으로도 정년 이후
일자리를 찾아서 일 할 수있게 하여 사회적 고립을 막아야 한다. 이는 노인들의 재정상태 해결에도
중요하다. 여러 책임으로부터 해방됨으로써 얻어지는 안정감, 행복감을 강조 해야하며 노화와
다가오는 죽음을 인정하는 것을 도와줘야 한다.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도 언젠가는 노년을 경험하게 된다. 이를 잊지 말고 개인적으로는 항상 노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여 노인들을 배려해야 할 것이다. 미리 노후 계획을 세우고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을 점검하는 생활습관을 통하여 노인성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으며, 결국 ‘우아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 노인들에게 개인과 가족, 사회와 국가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줌으로써 노인들에게
‘우아한 노년’을 보장해주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하는 복지 사회일 것이다.
최희찬 미소들병원 신경과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